[한국인의 밥상]
겨울과 봄이 함께 머물다
무주 마실길 밥상
무주 구천동 구시댕이 장구쟁이
내도리 밥상 뒷섬마을 벼락치기
초리마을 칡
안성면 천마 천마탕
한국인의 밥상 360회
겨울과 봄이 함께 머물다 무주 마실길 밥상
어머니의 품처럼 넉넉한 덕유산과
금강의 물길을 품은 땅, 무주
삶의 흔적이 오롯이 남아 이야기가 된 길을 걷다.
봄이 내려앉은 그 길을 따라
청정 자연, 무주의 밥상을 만나본다.
산간오지 대명사 구천동, 겨울 끝자락에서 만나는 봄
무주는 몰라도 무주구천동은 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깊은 산골의 대명사 무주구천동. 깊고 긴 계곡 길 따라
이제 막 봄기운이 살포시 내려앉았다. 이름도 모양도
가지각색인 봄나물들은 겨우내 얼어있던 땅을 뚫고
올라와 가장 먼저 봄을 알린다. 봄이 오면 마을은
장 담그기로 바빠진다. 마을에서 장맛 좋기로 소문난
오막례 씨는 장맛을 위해 무방수날이라 부르는 특별한
날에 장을 담근다. 어떤 일을 해도 탈이 없다고
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는 날이다. 사람들 모여 함께
장을 담그고, 맛 좋기로 소문난 장으로 한상 차려낸다.
냉이를 썰어 넣고 된장 고추장 버무려 만든 장떡은
부치지 않고 가마솥뚜껑에 매달아 찐다. 기름도 귀하던
시절 만들어먹던 추억의 음식이다. 시래기와 냉이를
된장에 버무려 시래기전도 부치고, 들판에서 캐온
구시댕이(잣나물), 장구쟁이(광대나물)는 간장과
들기름으로 무쳐낸다. 소박하지만 부족함 없는
무주구천동 산골마을의 봄 밥상이다.
부모의 사랑이 만들어 낸 ‘학교 가는 길’
, 내도리 밥상
앞으로는 금강, 뒤로는 산으로 막힌 육지 속의 섬
내도리 뒷섬마을에는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기 위해
부모들이 깎아지른 벼랑에 길을 내고, 가로막은 바위는
일일이 정으로 쪼아 만든 ‘학교 가는 길’이 있다.
아이들은 이 길로 학교에 다녔고 어른들은 물건을
사고팔기 위해 장을 오갔다. 강가를 따라 난 길을
내려오다 보면 고기 잡는 마을 사람들을 만난다. 일명
벼락치기라 불리는 고기잡이, 강바닥에 깔린 돌을
내리치면 그 안에 숨어있던 고기가 기절해 물 위로
떠오른다. 잡은 고기로 고추장, 된장 풀어 매콤하게
어죽 한 솥 끓이고, 석쇠에 노릇하게 구워낸다.
매콤하게 풍겨오는 어죽 냄새, 고수하게 익어가는 구이
냄새에 옛 시절 그리운 추억이 몽글몽글 피어난다.
초리마을, 칡뿌리로 허기를 달래던 옛 시절
그 맛을 만나다
봄을 찾아 떠난 길에서 만난 초리마을에는 밤사이 봄을
시샘하는 3월의 눈이 내렸다. 봄이 더디 오기 때문에
좋은 건 이맘 때 먹어야 영양가가 가득한 칡이 있기
때문이다. 눈 내린 산에 칡이 지천으로 널려있다.
그냥 먹어도 쌉쌀하면서 달콤한 맛을 내는 칡,
초리마을 사람들은 칡으로 다양한 음식을 해먹는다.
칡물을 쌀가루에 섞어 개떡도 만들고, 밀가루 반죽에
넣어 칼국수도 만든다. 칼국수에 칡물이 들어가면
면발은 쫄깃해지고 육수는 걸쭉해져 맛이 좋다. 모두
가난과 배고픔 속에서 탄생한 추억의 음식들이다.
옛 시절을 떠올리며 함께 울고 웃을 수 있는 이웃들,
그들이 곁에 있어 마음만은 넉넉하다.
■ 하늘이 내려준 약초, 안성면 ‘천마’
무주군에서도 고랭지에 속하는 안성면은 전국 천마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천마의 주산지다.
버섯종균에 의해 자라는 천마는 농약과 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한다. 하늘이
내려준 약초라는 뜻에서 이름 붙었다는 천마, 이름값
톡톡히 한다는 천마와 쇠물팍, 오가피 등을 함께 넣고
10시간 이상 푹 끓인 천마탕은 마시기만해도
건강해지는 기분이다. 천마는 특유의 향 때문에 생으로
먹기보다 다양한 음식에 부재료로 사용된다.
갈비찜에도 넣고 잔칫날 빠질 수 없는 부침개에도
천마가 들어간다. 천 가지 병을 낫게 하는 마라고도
불린다는 천마, 천마의 화려한 변신을 무주의
밥상에서 만나본다.
제작 TV매니아 / 연출 서경원 / 작가 이혜나
방송일 : 2018년 3월 29일 목요일 7시 35분~8시 25분
[출처] kbs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