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스페셜]

막막한 축복 열여덟 어른 

 보육원 보호종료 만 18세 

보호종료 아동 위한 

커뮤니티 케어 센터 청포도

 고아권익연대





sbs스페셜 581회 미리보기 


막막한 축복 열여덟 어른


여러 이유로 이미 한 번 가족에게서 버림받은

 요보호아동들. 보육원에서 최소한의 보살핌을

 받고 자라난 이들은 만 18세가 되는 해에

 또다시 혈혈단신으로 세상에 나와야 한다.

 ‘보호종료’를 맞이했기 때문이다.

 

해마다 만 18세라는 이유로 보육원에서 

퇴소해야 하는 아이들은 약 2,600명에 달한다. 

이들 손에 쥐어진 ‘자립지원금’은 고작 500만원. 

제대로 된 집이나 직장도 없이 무조건 독립해야

 하는 보호종료 아동들에게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마땅히 의지할 곳도 없다. 어떻게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지 알려주기에 보육원의

 선생님들과 자립전담요원들의 인력은

 너무나 모자라다.





아무런 보호막 없이 현실과 부딪쳐야 하는 

보호종료 아동들. 갑작스럽게 다가온 세상의

 민낯에 아이들은 그저 막막할 뿐이다. 

이번 <SBS스페셜>에서는 성인이 되어 

보호종료 된 아동들을 만난다.




■ 어쩌다 가족


어느덧 보호종료 3년 차를 맞은 김신영 씨. 

성인이 된 그녀의 삶은 여느 보호종료 아동들과 

다르지 않았다. 보육원을 퇴소한 신영은 자유를

 만끽했다. 자립정착금 500만 원으로 혼자만의

 공간을 마련할 수 있었고, 새벽까지 놀아도 

된다는 해방감으로 들떴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였다. 보육원에서 커온 신영에게 보증금과

 월세의 개념은 뚜렷하지 않았다. 500만 원이

 80만 원이 되어 쫓겨날 때까지, 주거의

 방법을 알려줄 사람이 없었다.


신영의 사정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보호종료 

아동들이 받은 자립정착금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기까지는 평균 두세 달밖에 걸리지 

않는다. 돈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부터, 살아가는 

전반적인 방법에 대해 알 도리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보호종료 아동들에게 손을 내밀어준 

사람들이 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를 통해 

전셋집을 얻도록 지식을 주고, 미래를 꿈꾸도록 

도와주며, 외로울 때 찾아갈 수 있는 공간을

 기꺼이 마련해준 ‘청포도’ 식구들이다. 

‘청춘들이 삶을 포기하지 않도록 

도와주겠습니다.’라는 뜻을 가진 보호종료 

아동을 위한 커뮤니티 케어 센터다. 청포도에서 

맺은 인연으로 인해, 신영에게는 관심과

 잔소리를 아낌없이 퍼부어주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생겼다.


청포도는 매주 열리는 축구 모임으로 인연을 

맺었다. 같이 보육원에서 자란 친구들의 

축구 모임에 스스럼없이 놀러 오는 새 얼굴들도 

있다. 그동안 어른들에게 불신만을 품고 있던 아

이들은 몸을 부딪치고, 함께 밥을 먹고, 지금껏 

들어준 적 없던 제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모습을 보며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보호종료 아동들이 어엿한 성인이 되어 올바른 

길을 갈 수 있도록 알려주며, 기댈 곳을 자처한 

청포도 사람들. 이들은 어떤 모습으로, 

어떤 방법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누구도 

본 적 없는 새로운 형태의 가족을 일궈낸

 청포도 식구들을 만나본다.


■ ‘보호종료’가 곧 스펙이 되는 기업


토익을 비롯한 각종 자격증이 취업 조건이 되는

 이 시대에, 경기도의 한 사회적 기업은 남다른 

스펙을 요구한다. 보육원 퇴소가 그것이다. 

보육원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어디에서든 

떳떳하지 못했던 직원들은 이 기업의 일원이

 된 이후 부쩍 밝아졌다.


조경 사업체를 운영하는 김성민 대표 역시

 보육원에서 자랐다. 지금은 평생을 함께할 

배우자를 만났고 한 회사의 어엿한 대표가 

되었지만, 사회를 살아가는 동안 그를 향한 

시선은 대부분 곱지 않았다. 부모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어둠의 손길이 다가온 것도 

여러 번이었다. 다행히도 김성민 대표는 그런

 유혹에서 벗어난 삶을 살았다. 그러나 아무런

 버팀목 없이 사회에 내던져진 보호종료

 아동들의 안타까운 삶을 종종 목격했다. 

자신처럼 부모 없이 자란 친구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마음을 늘 품고 있던 김성민 씨는 

조경 사업체를 꾸리기에 이르렀다.





김성민 대표를 포함해 여섯 명의 보육원

 출신들이 운영하는 회사의 지난달 매출은

무려 8억 원. 보육원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겠다는 마음으로 일군 회사는 점점 

성장하고 있다. 보육원에 무료 조경을 해주거나

 보호종료 아동들을 위한 행사에도 기꺼이 참여한다.


보호종료 이후의 어두웠던 삶을 찬란히

 바꾸어놓은 그들. 또 다른 보호종료 아동들에게

 이들은 어떤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까?


■ ‘평범한 고아’들을 위하여


일곱 살 때 버려져 보육원에서 자란 조윤환 씨. 

어느덧 두 딸의 아버지로 화목한 가정을 꾸렸다. 

그러나 조윤환 씨와 다르게 잘못된 수렁으로 

빠지는 보육원 출신들이 너무나 많았다. 그들

 대부분이 보육원 근처에서 맴도는 삶을 살다 

생을 마감하고는 했다.


“고아를 위한 단체가 있냐고 여쭤봤더니

 없다는 거예요.”


조윤환 씨는 이런 보육원 출신들을 위해 직접 

팔을 걷어붙였다. 그리고 재작년,

 ‘고아권익연대’라는 단체를 설립했다.


한 번 버려진 피해자로서 가슴에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고아들, 부모라는 가장 가까운 

존재조차 신뢰할 수 없게 되어버린 고아들이

 그저 평범하게 살아갔으면 하는 게 조윤환 씨의 

바람이다. 그러나 보육원 출신들에게 있어

 평범하게 살아가는 것은 너무도 어려운 일.

 ‘부’와 ‘모’의 자리가 텅 비어있는 등본을 본 

사람들은 다름의 벽을 한순간에 세우곤 했다.


지켜봐 줄 사람 하나 없이 맞닥뜨린 ‘자립’은

 전혀 쉽지 않은 일이다. 먼저 보육원을 나간 

선배들이 기댈 수 있는 유일한 창구라 믿었건만,

 그 막막함을 이용당해 피해자가 되기 

부지기수였다. 올바른 길로 다시 끌어줄 이 

하나 없는 그들은 가해자가 되기도 했다. 이들이 

평범한 삶을 살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세워진

 ‘고아권익연대’ 보호종료 아동들에게 새로운

 창구가 되어줄 고아들을 위한 단체를 만나본다.


보호종료 이후의 삶을 담은 SBS스페셜 

<막막한 축복, 열여덟 어른>은 보호종료 아동을

 딸로 입양한 배우 ‘박시은’의 내레이션과

 함께 2월 9일 일요일 밤 11시 5분에 방송된다.


[출처]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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