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On]
다니엘과 대니의
특별한 여행
DMZ에는 사람이 산다
다니엘 튜더 씨
대니 지로 씨
다큐 On 미리보기
다니엘과 대니의 특별한 여행
DMZ에는 사람이 산다
코로나 팬데믹의 해이자 한국전쟁 70주년이
되는 해였던 2020년, 이 역사적인 해의
끝자락에 특별한 여행을 떠난 사람들이 있다.
한국 거주 12년 차 다니엘 튜더(38),
한국 거주 3년 차 대니 지로(33).
전 이코노미스트 기자이자 작가, 사업가인
다니엘과 그의 영국인 친구 대니다.
두 명의 영국인이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인
한국, 그 분단의 상징인 DMZ로 떠난다.
DMZ의 서쪽 끝 강화도에서 출발해 동쪽 끝인
강원도 고성까지 한반도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248km의 길을 따라 전쟁과 분단의 역사를
배우고, 70년의 세월이 만들어낸 자연을
경험하며, 사람들을 만난다.
두 외국인의 눈에 비친 DMZ는 어떤 모습일까.
26일 (토) 밤 11시 40분 방송되는 KBS1TV
‘다큐온(다큐On)’에서는 분단의 아픔을 넘어서
평화의 바람이 불어오는 곳,
DMZ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 DMZ엔 어떤 사람들이 살까
DMZ는 정전협정 이후 군사분계선을 중심으로
남북 2km 지점에 만들어진 폭 4km,
길이 248km에 달하는 비무장지대
(DeMilitarized Zone)를 말한다. 남한에선
DMZ의 남방한계선 20km 지점에
민간인출입통제선을 두어 일반인들의 출입을
통제했고, 1960년대부터 이곳에 농토를
개간하고 잘사는 남한의 모습을 북한에 알리기
위해 민북마을로 불리는 전략촌을 건설했다.
2013년부터는 이 민통선이 10킬로미터로
줄었지만. 이 민간인출입통제선 부근,
DMZ 접경지대엔 실향민과 대대로 이 지역에
살고 있는 원주민, 전략촌으로 이주해 평생을
살아온 이주민들과 최근 새롭게 들어온
사람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
■ 강화보다 연백이 가까웠던
교동도 대룡시장에서 실향민을 만나다
여행의 출발지는 DMZ의 서쪽 끝인 교동도.
교동도는 전쟁 때 황해도 연백에서 내려온
피난민이 많아 실향민의 섬이라 불린다.
연백과 교동은 썰물 때면 걸어서 건널 수 있을
정도로 가까워, 전쟁 전 교동 사람들은 번화한
연백장을 보러 연백으로 가곤했다. 실향민들이
그 연백장을 본떠 만든 것이 바로 교동도
대룡시장. 교동도가 민통선 내에 편입되고
사람의 출입이 제한되는 바람에 대룡시장은
6, 70년대의 풍경을 고스란히 간직한
명물 시장이 됐다. 시간이 멈춘 듯한
대룡시장에서 다니엘과 대니는 이북음식도
맛보고, 실향민 할아버지들의 아픈 사연도
듣는다. 다니엘과 대니는 교동도에서
무엇을 느꼈을까?
■ 전쟁과 분단의 현장, 파주
DMZ 일대를 도보여행지로 만든 평화누리길,
김포 철책선을 걸으며 분단의 현실을 눈으로 본
다니엘과 대니가 온 곳은 파주 임진각. 개성까지
불과 22km 떨어진 이곳에서 전쟁 당시
폭격으로 끊어진 임진강철교와 70년 전
맞았던 1,020개의 총탄을 상흔으로 간직한 채
서 있는 장단역 증기기관차를 만난다. 눈앞에
보이는 전쟁과 분단의 현장이다.
임진각 바로 옆에는 캠프 그리브스가 있다.
1953년부터 2007년까지 실제 미군이 주둔하던
막사를 전시장과 숙박시설로 바꾼 곳이다.
2km 거리에 북한 땅이 있는, 민통선 내에서도
최북단 지점, 두 사람은 이곳에서 직접 요리도
하고, 군대 내무반을 그대로 재현한 숙소에서
하룻밤을 묵는다. 길었던 하루, 그들이 경험하고
느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 세계지질공원, 한탄강에서 부자 어부를 만나다
DMZ는 천혜의 자연환경이 보존된 곳이다.
70년 가까이 사람들의 발길이 뜸했던 탓에
아름다운 자연과 멸종 위기의 동식물들이 그대로
남아있다. 최근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된 한탄강도 그중의 하나. 현무암 주상절리
절벽 사이로 흐르는 투명한 에메랄드빛 강물은
장관이다. 그 한탄강 절벽 위에 사는
어부 유기환(67) 씨 가족. 아버지가 평안북도
실향민인 유기환 씨는 연천에서 태어나 평생을
이곳에서 살았다. 한탄강에서 물고기를 잡고
매운탕을 끓여내며 살아온 어부 유기환 씨의
삶은 지금 아들 흥용 씨에게 이어진다.
다니엘과 대니가 유기환 씨의 배에 올라
어부의 삶을 들여다본다. 쏘가리, 메기부터
밥도둑이라 불리는 참게까지 한탄강 물고기를
잡고, 그 물고기로 만든 매운탕을 맛본다.
두 사람이 맛본 한탄강의 맛은 어떤 것이었을까.
■ 두루미의 고장 철원, 사람과 자연의 공존을 보다
DMZ의 중심부 철원. 지금은 오대쌀로 유명한
철원평야가 있는 곳이자 가장 많은 민북마을이
있는 곳이다. 노동당사와 근대문화 유적 등
일제강점기부터 전쟁과 분단 이후의 역사를
간직한 유적도 많다. 그리고 볼 수 있는
또 한 가지가 바로 두루미다.
해마다 가을이면 세계적으로 멸종위기종인
두루미 수천 마리가 철원으로 날아온다.
전 세계 두루미의 40%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다. 그 밖에도 쇠기러기, 독수리 등
희귀철새 수만 마리가 철원을 찾는다. 철원이
이처럼 세계적인 철새 도래지이자 탐조지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민통선 지역이라 사람들의
통행이 적고, 철원평야에서 떨어진 낙곡들이
좋은 먹이가 됐기 때문이다.
다니엘과 대니가 2013년에 민통선마을에서
해제된 철원 양지리를 찾아 두루미를 만난다.
하늘을 뒤덮은 철새 떼, 논에서 낙곡을 쪼아
먹는 두루미들의 우아한 모습에 감탄을
연발하는 두 사람. 철원에서 만난 것은
전쟁과 분단을 넘어 사람과 자연이
만들어낸 공존의 모습이다.
■ 양구 펀치볼, 시래기 농부와의 하룻밤
화채 그릇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펀치볼.
양구 펀치볼은 한국전쟁 당시 피로 물들었던
격전지 중 하나다. 지금은 시래기로 유명한
이곳에서 두 영국인이 젊은 시래기 농부를
만난다. 전직 가수였으나 성대결절로 노래를
포기하고 10년 전 양구로 이주해
시래기 농사를 짓는 김현욱(50) 씨 부부.
김현욱 씨 부부와 시래기 수확체험을 한
다니엘과 대니는 김현욱 씨 집에서 저녁 대접을
받는다. 메뉴는 바로 시래기 등갈비찜! 그 매력에
빠진 대니는 레시피를 물어보고, 어느새
김현욱 씨를 형님이라 부르게 된 밴드 지망생
다니엘은 전직 가수 현욱 씨와 기타연주에
나선다. 곡목은 바로 신중현의 ‘미인’. 그리고
다니엘은 말한다. DMZ는 전쟁과 지뢰가 아니고,
아름다운 자연과 사람이 살고 있는 곳이라고.
■ 영화 찍는 마을,
서화리에서 들은 평생 잊을 수 없는 이야기
북한 내금강에서 불과 20km 떨어진 인제 최북단
마을 서화리. 1979년 전략촌으로 입주를
시작했던 곳이다. 이곳에 영화감독 신지승(57) 씨
부부가 들어오면서 서화리는 영화 찍는 마을이
됐다. 마을 주민들이 주인공이자 관객이고,
보여주는 것보다 찍는 것에 더 큰 의미가 있는
영화. 여행객인 다니엘과 대니도 얼떨결에
배우가 되어 마을 사람들과 춤을 추며 영화를 찍는다.
영화 촬영이 끝난 뒤, 평생을 서화리에서 보낸
할머니의 인생이야기를 들으며, 다니엘은
말한다. 평생 잊을 수 없는 이야기였다고.
할머니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줬을까.
할머니들에게 영화란 어떤 의미일까.
■ 금강산과 동해의 비경, 고성 통일전망대
"철조망으로 막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겠지만, 그 상태가 평화는 아닌 것 같아요.
사람들이 평범하게 살아갈 수 있는 것.
그럴 때 ‘평화’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 다니엘 튜더
DMZ의 서쪽 끝에서 동쪽 끝까지 이어진
248km의 여정. 마지막 여정은 바로 고성
통일전망대다. 전망대에 올라선 다니엘과
대니의 눈앞에 금강산의 마지막 봉우리인
구선봉과 동해가 만들어낸 비경이 펼쳐진다.
남북의 경계 없이 철조망도 자유로이 넘나드는
새와 바닷물결을 바라보며 두 사람은 한동안
말을 잊는다. 긴 여정, 그동안 만났던 많은
사람들. 이 여행에서 그들은 한국의 어떤 모습을
보았을까. 두 사람의 마지막 이야기를 들어본다.
■ 방송일시 : 2020년 12월 26일 (토) 밤 11시 40분
■ 프로듀서 : 송철훈
■ 연출 : 이정우
■ 글·구성 : 김주영
■ 내레이션 : 박노식
■ 제작사 : 미디어밥
예고 영상
[출처] kbs ,네이버